Phase #2


전주 여행이 끝났다. 2박 3일동안 빡빡했다면 빡빡했던 일정이었고, 널널했다면 되게 널널했다고 생각할수도 있었던 일정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 보다는 여행을 끝내고 느낀게 많았던 이상한 여행이었다.

다시 여행으로 돌아가, 4부에서의 일정을 모두 끝낸 후 숙소로 가기까지도 삽질을 하기도 했고, 첫번째 날 묵었던 숙소에서 꽤나 피를 보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신중하게 골라야 했다.

하지만 신중하게 고를 여유도 없이 급하게 온 여행객들 때문에 방이 꽉 차 있다는 대답을 들을 수 밖에 없었고, 겨우 남은 방을 구할 수 있었다. 가격은 약간 바가지를 먹은 감이 있으나 잠은 편안하게 잘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먹어 놓고도 배가 또 꺼졌기 때문에, 치킨을 시켜 먹어 보기로 했다. 전라도 지방의 대표적인 치킨집은 '다사랑 치킨'이라고 한다. 하지만 근처의 다사랑 치킨집은 후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큰통치킨'이란 곳에서 치킨을 시켜 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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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기자 마자 온 것 처럼 느낄 정도로 치킨은 뜨겁고 바삭바삭했다. 입 천장이 데일 정도였다. 튀김은 매우 바삭바삭하고 매콤한 맛도 먹기 좋았다. 평소에 먹던 '치킨마루 역곡점'과 비슷한 정도의 크리스피 치킨을 보여주는 것 같다. 치킨의 값은 약간 비싼 감이 있었고, 그냥저냥 먹을 만 했었던 치킨이였다. 치킨에서 특색을 찾아보기 힘들기는 하지만 그 때문에 나의 기대는 조금 김이 빠진 느낌도 들었다.

두번째 날의 취침 후 우리는 버스터미널로 향한다. 사실 약간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더 이상 둘러볼 것도 없었다고 느끼기도 했고 관광객들을 어떻게 비집고 밥을 먹을지도 생각하는데 또 신경쓰이기도 했다. 그래서 체크아웃 후 첫날 먹었던 백반의 감동을 한번 더 느껴보기 위해 또 백반집으로 택시를 타고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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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집에는 누룽지가 나오는 반면에 이번에는 딸기쨈을 바른 빵이 나온다. 반찬들도 정갈한 맛이 있었다. 저번의 백반집과 이번 백반집이 크게 대조되는 곳이 있다면 바로 왼쪽 상단에 보이는 수육이다. 저번 집에서는 수육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수육을 맛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계란찜의 맛에서 겉으로 갈수록 타는 맛이 있었고, 청국장의 향이 약간 더 강하게 나는 데에 대해서는 내 입맛을 기준으로 하면 감점사유가 될 것 같다. 역시 내 입맛에는 첫번째로 갔던 백반집이 더 입에 맞는 것 같다.

FinePix S200EXR | 1/80sec | F/3.5 | 17.1mm | ISO-1600 | 2013:03:02 12:00:33계란찜과 찌개들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 밥을 너무 급하게 먹었기 때문에 음식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여유는 없었지만 마지막으로 백반을 먹고 간다는데 그 의의가 있었다. 모텔에서 나서서 바로 택시를 타고 음식점에 갔다가 또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갔으니 얼마정도 여유가 있었는지 여러분도 아시리라 생각한다.

하여간 정이 들었다면 정이 들었고, 더 이상 음식맛을 떠나보내기 싫었던 전주를 두고 나는 다시 떠났다. 오죽하면 집에 오니 밥맛이 팍 없어지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나처럼 음식으로 마음의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짧은 일정으로 전주로 향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사실 외국 여행만을 계획해 온 나에게 전주라는 곳은 새로운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를 만들어 주었던 곳이다. 거리 또한 서울에서 향하나 부산에서 향하나 접근성이 나쁘지는 않은 편이라 세시간 안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저렴한 가격에 쉴 수 있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이 곳 전주가 제격이 아닐까.
이렇게 다섯부의 여행기에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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